옆집과 의기투합해 만든 15만원짜리 미니바

영국에 가면 도처에서 좁다란 골목길을 볼 수 있다. 집들 사이로 일정한 간격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이런 공간은 버려지기 마련인데, 윌런할 타운(Willenhall town)에 사는 두 가족은 남다른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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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빈(Kelvin)과 사만다 마이에스(Samantha Mayes) 부부는 이웃에 사는 롭(Rob)과 헬렌 쉘던(Helen Sheldon) 부부와 힘을 합쳐 특별한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두 집 사이에는 약 1.8m 너비의 공간이 있었지만 별다른 쓰임새가 없이 버려진 상태였다. 어느 날, 두 가족에게 신 내린 듯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들은 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고, 인터넷 상에서 엄청난 화제가 됐다. 이어 모두들 이 멋진 '이웃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나섰다.
이들은 집과 집 사이에 작은 술집을 차렸다. 길이 4.6m, 폭 1.8m에 불과한 '미니바'지만 모두가 머리를 맞댄 덕분에 멋진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더 놀라운 것은, 두 집 전용 술집을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이 80파운드(약 15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먼저, 지붕을 만드는 데 예산의 절반을 지출했다. 이어 폐차된 버스에서 의자를 떼왔고, 집에 남는 테이블로 바를 마련했다.
이 미니바는 구석구석까지 두 가족의 정성이 담겼고, 이베이와 벼룩시장을 통해 술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식들을 구입한 덕분에 단 몇 십 센트로도 한껏 분위기를 낼 수 있었다.
활용도 만점의 작은 술집을 만들기까지 걸린 시간은 총 3개월. 언제든 간단한 안주를 즐길 수 있도록 과자 바구니도 비치했다.
이들은 공동의 취미를 발견한 뒤 즉시 죽이 맞아 전용 술집을 만들기로 했다. 두 부부 모두 편안한 분위기에서 직접 만든 와인이나 맥주, 시더(cider, 사과술)를 즐기는 시간을 좋아했던 것이다.
이들은 호주에 있는 작은 술집에서 영감을 얻어 미니바를 꾸몄다. 덕분에 엄선한 포스터와 스티커들이 모두 원래 있을 법한 위치에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자 두 집 사이의 사공간은 근사한 미니바로 다시 태어났다. 세상에서 가장 좁을 것 같지만, 가장 특이하고 멋스러운 미니바를 보면 이들의 아이디어에 새삼 경의를 표하게 된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과 소유한 물건을 잘 활용하면 누구라도 나만의 술집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을 좋아하고 음주가무를 즐기는 지인들에게도 이 사연을 공유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