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드디어 해결된 ‘장미 미스터리’

이 이야기는, 베일에 감춰져 있던 아주 감동적인 비밀에 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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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2살일 무렵부터, 매해 생일마다 하얀 장미 한 송이가 집으로 배달되었다. 누군가의 이름이 적힌 카드도 쪽지도 없는 그냥 꽃. 꽃집 주인도 누가 보낸 건지 알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몇 년이 지나고… 나는 꽃을 보낸 사람을 찾는 대신, 아무 생각 없이 이 아름다운 생일 선물을 그냥 맘껏 즐기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장미를 보낸 사람이 누굴까 종일 속으로 생각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공상을 하고 있노라면,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나를 몰래 좋아하는 부끄럼쟁이가 아닐까? 착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괴짜? 내가 짝사랑하는 그 남자아이? 비 오는 날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다 보면, 마음속이 몽글몽글해지곤 했다.

엄마는 그런 나를 놀리는 재미로 사셨다. 누구 부탁을 잘못 들어줬다가, 괜히 지금 미움 산 거 아니냐,라고. ‘네가 전에 택배를 대신 갖다 준 그 무서운 옆집 여자일까? 아니면, 한겨울에 우편함에서 편지를 꺼내다 드렸던 할아버지가 보내신 걸까?’ 한껏 재미를 붙이신 엄마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쳤다. 나는 그런 엄마가 좋았다. 엄마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뭉근한 설렘을 많이 안겨주길 바랐다.

그런 행복한 우리 가족의 삶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었다. 내가 졸업하기 한 달 전, 아빠가 뇌졸중으로 돌아가셨다. 슬픔, 외로움, 두려움, 화가 뒤섞인 감정이 밀려왔다.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같이 축하할 아빠가 없다니. 오랫동안 고대해왔던 졸업도, 학교 무도회도 더는 의미가 없었다.

엄마도 너무나 깊은 슬픔에 잠긴 나머지 나를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보이셨다.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날, 가족과 같이 무도회에 입을 드레스를 골랐다. 말도 못 하게 예쁘지만, 나에게는 조금 큰 그런 옷. 아빠가 그렇게 되신 날, 드레스에 관한 건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엄마는 기억하고 있었다. 무도회 하루 전 날, 내 몸에 딱 맞게 수선된 드레스가 내 방 침대 위에 놓여있었다.

내 감정과 기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주는 엄마였다. 생각도 못했던 힘든 일이 찾아와도, 꼭 어딘가 즐거운 구석은 있을 거라고 말하던 사람이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하얀 장미와도 같은 존재였다. 달콤하고, 강인하고, 마법 같으면서도 속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람.

22살 때 결혼식을 올리고 며칠 뒤, 엄마가 세상을 떠나셨다. 그 뒤로 다시는 하얀 장미가 집으로 배달되지 않았다.”

Imgur/CorbettJr

엄마가 아이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보여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엄마의 노력과 희생은, 왜 곁에 더 이상 계시지 않을 때 비로소 체감하게 되는 걸까요. 엄마의 사랑을 당연시 여기는 대신, “고마워” 한 마디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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