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의자에서 나온 사진 앨범, 페이스북을 통해 주인의 품으로

런던에 사는 34살 올리(Oli Lansley)는 런더너 답게 벼룩시장을 뒤지며 골동품 득템하기를 즐겼습니다. 하루는 시장에서 빈티지 느낌 물씬 나는 1인용 가죽 소파를 발견했습니다. 의자가 마음에 쏙 든 올리는 그 자리에서 결제하고 소파를 집으로 가져왔죠.

facebook/Oli Lansley

의자의 먼지를 제거하던 중, 올리는 의자에 숨겨진 놀라운 것을 발견합니다. 의자 쿠션 아래, 1960~70년대로 추정되는 시기에 찍힌 사진들이 가득한 오래된 사진 앨범이 들어있었습니다. 무심코 페이지를 넘기며 앨범을 구경하던 올리의 얼굴이 진지해졌습니다. 한 남자의 인생이 오롯이 앨범에 담겨 있었습니다. 추억과 감동의 순간들이 응집된 소중한 보물과도 같은 앨범이었죠. 올리는 이를 주인에게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facebook/Oli Lansley

주인을 찾는데 단서가 될 만한 어떤 이름도, 정보도 찾아내지 못한 올리는 점점 희망을 잃어갔습니다. 바로 그때, 그는 한 가지 기발한 (현대 시대에 어울리는)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페이스북에 이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올린 것입니다. "페이스북아, 네가 얼마나 유능한지 한번 보여주렴. 여기 이렇게 내가 사진을 올릴 테니까..."  그리고 앨범에서 나온 몇 장의 사진도 함께 올렸습니다. 그의 게시물은 무려 37,000회 이상 공유가 되었고, 한동안 런던 전역이 이 앨범의 주인을 찾기 위해 들썩였죠. 마침내 트위터에서 사진을 봤다며 홀리(Hollie Douglas)란 여성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녀는 사진 속 남자를 단번에 알아봤습니다. 그는 홀리의 아버지, 노엘(Noel Douglas)이었습니다!

facebook/Oli Lansley

아주 오래 전, 노엘은 이사 도중 이 앨범을 잃어버렸습니다. 다행히 노엘 역시 여전히 런던에 살고 있었고, 올리는 바로 다음 날 그와 만나기로 했죠. 앨범을 영영 찾지 못할 거라 생각한 노엘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다시 찾은 앨범에 크게 기뻐했습니다.

"대단히 기쁩니다. 딸 홀리가 태어나기 전 저의 모친이 돌아가셨기에, 딸에게 한 번도 할머니의 사진을 보여줄 수가 없었죠. 감사하다는 말밖에 안 나오네요. 이 사진들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죠."

디지털 사진이 넘쳐나는 요즘, 아날로그 앨범 속에 담긴 옛 추억의 소중함을 쉽게 잊어버리곤 합니다. 구석에 처박아 두거나 나도 모르게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죠.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앨범을 발견하고 끝내 주인을 찾아준 올리. 그 덕분에 홀리는 처음으로 할머니의 얼굴을 보게 되었고, 아버지는 과거를 훑어보며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답니다. 추운 겨울을 훈훈하게 녹이는 아름다운 사연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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