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치다꺼리에 지친 엄마가 가족들에게 쓴 편지

인생에 있어, 가족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한 가족이 조화롭게 살기 위해, 그만큼 해야 할 일이 많은 것도 사실이죠. 그런데 만약 가족 중 단 한 명 만이 이 모든 책임을 지게 된다면, 조화로운 삶은 간데없고 당장에 삐걱대기 마련인데요.

어느 날, 이 엄마는 인생이 참 불공평하다 느끼고 답답해했습니다. 남편과 자녀들을 사랑하지만, 가슴 속 깊숙이 쌓아둔 이야기를 속 시원히 털어내고 싶은 마음이 생겼죠. 여기, 가족들에게 꾹꾹 눌러 쓴 엄마의 공개편지를 이 가족의 일원이라는 마음으로 읽어보세요.

Flickr/A. Birkan ÇAGHAN

"엄마 본인은 가족 구성원 상호 간의 존중과 배려가 생길 때까지 부엌일을 포함, 집안일 전반에 대한 사직을 표명합니다.

지금까지 수년 간, 떨어진 양말을 줍고, 불필요한 광고지를 버리고, 더러운 물잔들을 식기 세척기에 넣고, 운동화를 찾아내고, 사라진 리모컨을 소파 사이에서 찾아내고, 불을 끄고, 식기 세척기를 돌리고, 안 챙겨간 숙제를 학교에 갖다 주고, 휴지가 떨어지면 채워 넣기를 수 없이 반복했습니다. 다들 내가 해야 마땅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Flickr/Aaron Jacobs

그러나 이번 주말, 나는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개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망고조각을 가지고 놀자 모두가 한바탕 웃었죠. 개는 그걸 가지고 놀고, 핥고, 떨어뜨리고, 냄새 맡고, 맛을 보더니 금세 떠났어요. 여러분 모두 그걸 보고 즐거워하며 연신 사진을 찍더니 개가 떠나자 다들 흩어져버렸죠. 더 재밌는 걸 찾아 나섰겠죠. 여러분의 웃음으로 덩달아 즐거워하며 점심 먹은 것을 치우던 나를 혼자 남겨두고 말이죠.

Flickr/Tony Alter

그리고서, 난 카펫 한가운데 떡 하니 놓인 개털에 묻힌 과일 조각을 발견했어요. 여러분 모두가 그걸 보고서도 그냥 가버린 거죠.

정말 그걸 보고 주울 생각을 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는지?

나는 각종 공과금을 내고, 장을 보고, 정원을 손질하고, 자동차도 정리하고, 동물병원에도 가고, 식사를 준비하고, 휴가계획을 짜고, 빨래를 모아 세탁하는 등 셀 수 없는 일을 해요. 이 집은 저에게 사업장과 같으며 꽤 잘 꾸려오고 있어요. 그 관계를 망치지 말아주세요. 

Flickr/Daniel Oines

개 귀를 청소하거나, 고양이 똥을 치우거나, 새 발톱을 깎는 건 괜찮아요. 보살핌이 필요한 동물들이니 흔쾌히 하죠. 근데 여러분은 내 반려동물이 아니잖아요.

Flickr/alan jones

아마도 젖먹이를 키우면서부터, 나 스스로 자연스레 이런 분위기를 만든 건지도 몰라요. 나는 사랑과 격려로 가득한 가족을 꾸려가고 싶었죠.

여러분을 보세요!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며 경력을 쌓고 인정받는 남편. 자유로운 삶을 누리며 꿈을 향해 달려가는 멋진 10대 자녀들.

나는 여러분을 세상의 무엇보다 사랑해요. 하지만 뭔가 잘못됐어요. 나는 멈춰버렸어요. 사업 동반자 관계가 아니라 보조 역할이 커졌죠. 저는 어느 순간, 가족의 중심에 있는 게 아니라 가정부 아줌마가 돼 버렸어요.

Flickr/Metropolico.org

아니야, 엄마 아니야. 여러분은 말하겠죠. 엄마를 존중하고 사랑한다고 주장할 거예요. 가슴에 손을 얹고 세계 최고의 엄마라고 하겠죠.

그건 맞아요, 난 정말 좋은 엄마예요.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는 한 가족이라는 거예요. 가족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공동체라고요. 난 오늘, 이 가족에서 떠나겠다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공동체로 들어와서 역할을 해내도록 초대하고 싶어요. 추후 여러분과 의논할 거지만, 더는 내 직업을 주방장이나 접시닦이라 생각지 말아 주세요. 요리를 아예 안 한다는 게 아니에요. 저도 요리가 좋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있고, 하고 싶을 때만 할 거예요. 내게도 인생이란 게 있답니다.

Flickr/David Ramalho

피자를 시켜먹어도 돼요. 주문은 날 시키지 말고 직접 하시고요.

여러분을 사랑하는 아내, 엄마가."

와, 자신의 인생을 되찾기 위해 용기 있는 목소리를 냄과 동시에, 사랑으로 가족 개개인의 역할을 일깨워 주는 편지입니다. 화가 나서 때려치우겠다는 식이 아닌, 모두를 가족 본연의 관계로 초대한다는 표현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제, 가족 모두 머리를 맞대고 깊은 대화를 통해 이상적인 관계를 회복하는 일만 남았네요!

소스:

The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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