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염산 테러를 당한 인도 여성, 새 삶을 시작하다

인도 뉴델리에 사는 락슈미 아가왈(Laxmi Agarwal)은 15살에 인생의 끔찍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락슈미는 학교 친구의 형인 32살의 남자에게 청혼을 받았지만 거절했고, 복수심에 불탄 남자가 그녀의 얼굴에 염산을 끼얹은 것이다! 현재 26살이 된 락슈미는 여전히 그 때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처음엔 차가웠지만 곧 얼굴이 불타는 것처럼 뜨거웠죠. 그리고 염산에 피부가 녹아내렸어요." 다행히 본능적으로 얼굴을 팔로 막은 덕분에 시력은 보호할 수 있었다.

Facebook/Sonamm Gill

락슈미는 10주간 병원에 머물며 얼굴 피부를 모두 제거해야 했다. 그때부터 셀 수 없이 많은 수술이 이어졌다. 외상은 서서히 아물었지만, 주위 사람들의 반응이 더 큰 고통이었다. "심지어 가족이나 친구조차 저를 보고 싶어하지 않았어요. 완전히 나으면 외출하겠다 결심하고는 8년간 집에 머물렀어요. 가해자는 경고 처분 1달만 받은 뒤 자유의 몸이 됐고요. 직업을 구하려 했지만 아무도 저를 받아주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손님들이 당신 얼굴 때문에 다 도망가겠어'라고 말했죠."

Facebook/Laxmi Saa

시간이 흐른 후, 락슈미는 다른 염산 테러 피해자들을 만나게 됐다. 인도에서 자주 발생하는 염산 테러는 주로 남자들의 복수심이나 결혼 지참금을 둘러싼 갈등이 주요 원인이다. 매년 약 1천 건의 범죄가 신고되지만, 상당수 피해자들이 공포와 수치심 때문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피해 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락슈미는 같은 처지의 피해자들을 위해 발걸음을 뗐다. 염산을 무료로 제공하는 행위와 염산테러 가해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맞서 싸우기 시작한 것이다.

Facebook/Alok Dix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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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락슈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그녀는 사리(인도 여성들의 전통 의상)를 제작하는 인도 패션브랜드 비바 엔 디바(Viva N Diva)의 새 컬렉션 모델까지 맡았다. 비바 엔 디바의 공동 창립자는 "기존과 다른 시선으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입장을 고수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범죄 피해자를 '딱한 희생자'의 위치에서 끌어내 무대에 올리고, 직업을 주고, 새로운 활로를 제공하는 것이죠."라고 설명했다. 락슈미는 들뜬 목소리로 "지역 사회에, 염산 테러를 당했다고 피해자 여성의 삶이 끝장나는 건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요. 누구든 용기를 내 밖으로 나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라고 덧붙였다. 

Twitter/Laxmi Saa

 

불행 중 다행으로, 어린 소녀의 삶에 끔찍한 고통을 초래한 가해자 나힘 칸(Nahim Khan)은 이후 징역 7년형을 재선고받았다. 그리고 락슈미는 염산테러방지(Stop Acid Attacks) 운동의 창립자인 알록 디시트(Alok Dixit)라는 운명의 남자를 만나 딸 피후(Pihu)를 낳았다. 알록은 "사랑에 빠진 다른 사람들처럼 락슈미를 사랑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보시다시피 그녀는 염산 테러의 피해자이지만, 그 사실은 저희 관계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더 이상 벽 뒤에 숨지 않고 세상으로 용감하게 나온 그녀의 용기에 감탄할 뿐입니다." 이들 부부는 함께 염산 테러 피해자를 배척하는 사회 분위기와 맞서 싸우고 있다.

Facebook/Alok Dixit

락슈미는 패션 모델일 뿐 아니라 많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가해자는 락슈미의 외적인 아름다움을 공격해 손상을 입혔지만, 그녀는 이에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엄마가 된 락슈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자라면서 예쁜 얼굴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믿게 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예요. 저를 보세요. 염산 테러를 당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그런 사고방식 자체를 바꿨잖아요. 이거야말로 가해자들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복수가 아닐까요." 락슈미야말로 진정으로 겉과 속이 아름다운 여성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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