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타 죽어가던 아기가 새 가정을 찾다

2살배기 마트베이 자카렌코(Matvey Zakharenko)는 아직 자신이 여느 또래들과 다르다는 것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자기를 대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몸짓에서 이미 어렴풋이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마트베이의 하루는 다른 평범한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랑하는 엄마의 관심 속에 행복하게 웃는 아기. 죽음의 문턱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던 고통스러운 기억을 뒤로한 채.

마트베이는 2014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차로 약 두 시간쯤 떨어진 툴라에서 태어났다. 황달기가 조금 있던 것 빼곤 건강한 남아였다. 증상 완화를 위해 의사는 광선치료를 처방했고, 마트베이를 특수 램프 아래 눕혔다. 

Flickr/Dave Herholz

광선치료가 진행되는 내내 담당자의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지만, 그날 마트베이를 담당했던 간호사는 별생각 없이 치료받는 아기를 남겨두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 방만한 선택이 어떤 참혹한 결과를 초래할지 상상하지 못했을 터. 담당자가 나간 직후 마트베이를 비추던 특수램프가 폭발했고 순식간에 불이 번졌다. 허겁지겁 돌아온 간호사가 불을 껐지만, 태어난 지 사흘 된 신생아의 몸은 75% 이상 심각한 화상을 입고 난 후였다. 장기 또한 손상될 정도였으니, 당시 마트베이가 겪었던 어마어마한 고통을 짐작할 수 있다. 온몸의 피부 껍질이 벗겨지는 고통을 감내한 아기는 투혼을 발휘해 끔찍한 사고에서 살아남았다. 

vk.com/mama_matveu

아기의 운명은 실로 가혹했다. 몸이 찢기는 듯한 끔찍한 화재사고를 겪은 후, 이번엔 가슴 찢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처참한 상태의 아기를 본 마트베이의 생모는 그야말로 절망했다. 그녀는 앞으로 이어질 수차례의 수술과 집중치료 후에도 아기가 완치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19세의 어린 엄마는 아기를 포기하겠다는 결정으로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생모의 결심은 화재사고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온 나라에 충격을 안겼다. 엄마를 가장 필요로 하는 위태로운 순간에 아기를 버리는 게 가능한가. 마트베이의 기구한 사연은 러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자원봉사단체와 인권 운동가, 의료진, 일반 시민 등 수많은 사람이 합심하여 아기에게 새 가정을 찾아주기로 결의했다.

vk.com/mama_matveu

마트베이의 입양 계획이 공식적으로 발표될 즈음엔 이미 온 나라가 아이의 사연을 알고 있었다. 방송 매체의 떠들썩한 보도는 아이를 유명인사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 결과, 러시아 최고 수준의 병원이 마트베이의 치료를 맡겠다고 나섰고, 여러 가정이 이 용감한 아기의 입양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너무나 알려진 탓일까. 마트베이의 입양을 원한 두 여성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느라 정작 입양은 이뤄지지 못했다. 사고를 겪은 지 1년이 지나도 아기는 사랑의 안식처를 찾지 못한 상황. 거기에 더해 아기를 포기했던 생모까지 가세하여 (유명인사가 된) 아기의 친권을 되찾겠다고 나섰다. 마트베이 건을 담당했던 판사는 무정하게 아기를 버렸던 생모 대신 모스크바에 살던 스베트라나(Svetlana)에게 친권을 부여했다. 스베트라나는 수많은 입양 신청자 가운데 유일하게 미디어의 관심을 뿌리친 여성이었다. 그녀는 오로지 마트베이와 함께 안락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원했다.

matvey-blog.ru

입양이 종료된 후에도, 국민들은 마트베이의 일거수일투족을 궁금해했고 거침없는 관심을 쏟았다. 이에 스베트라나는 블로그를 열고 아이 관련 소식과 사진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저희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려드릴 때가 온 것 같아요. 입양 절차를 모두 마쳤고 마트베이는 이제 법적으로 우리 가족입니다. 이건 그냥 형식에 불과하고, 저흰 모두 아이를 오랫동안 품고 사랑해왔어요." 

 vk.com/mama_matveu

그동안 이미 수차례의 수술을 받은 마트베이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양손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으나 코 재건 수술을 받기 전까지 인공 기관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 모든 역경과 고난에도 불구하고 마트베이는 웃는다. 사랑 넘치는 가정에 들어온 이후로 아이는 새로 주어진 행복한 삶을 만끽하고 있다.  

vk.com/mama_matveu

올해, 마트베이네 가족은 처음으로 함께 바닷가에 휴가를 다녀왔다. 영상을 보면 마트베이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가슴 속 깊이 느껴진다. 

태어난 지 겨우 2년이 지났지만, 마트베이는 보통 사람들이 겪는 평생의 고통 이상을 겪어냈다. 살고자 하는 아이의 굳은 의지와 용기는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제 단란한 가정에서 사랑과 행복 충만한 삶을 살길 진심으로 바란다. 건강하기를, 그리고 지금처럼 예쁘게 웃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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