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뒤: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추악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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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프리프야트 시 주변 체르노빌(당시 구 소련 지역)에서 인류 역사 상 최악의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체르노빌에 지어진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한 것입니다.
애이디(Adi Roche)는, 사고 후 해당 지역에 도착해 마을 주민들을 도운 첫 국제 자원봉사자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당시 그녀는 핵무기 철폐 캠페인(Campaign for Nuclear Disarmament)의 아일랜드 지부를 이끌고 있었죠.
자원봉사자들은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당시 구 소련 정부는 정치적으로 난항을 겪고 있던 터라 외부인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고, 정부는 그들의 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기초적인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 등 매우 비협조적이었죠. 사고 후 며칠 뒤, 정부는 자신들의 통제 아래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말을 정말로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했죠.
이후 5년의 세월이 지났고,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먼 과거의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애이디는 깜짝 놀랄만한 정보를 담은 팩스 한 통을 받게 됩니다.
그녀가 받은 팩스는 에이다의 단체로만 보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팩스는 전 세계에 위치한 모든 국제 봉사 단체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팩스 첫 줄에는 매우 급한 일이라고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죠. "SOS! 도와주세요! 제발요! 여기서 아이들 좀 구해주세요!" 알고 보니, 이 메시지는 우크라이나 및 벨라루시아 의사들로 구성된 한 단체로부터 온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방사능에 노출돼 고통받고 있는 수천 명의 아이들을 위해 전 세계에 절박하게 도움을 구하고 있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팀을 꾸린 애이디는 사안을 보다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그 즉시 우크라이나 및 벨라루스로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애이디와 동료들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저 할 말을 잃고맙니다...
기형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수천 명이었습니다. 심지어 아이들의 부모조차 그들을 돌보기 버거워했습니다. 아이들은 주 정부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에서 오지 않는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며 그저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애이디와 그 동료들이 발견한 이런 보육원의 수만 300개가 넘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보육원은 수천 명의 "체르노빌 아이들"로 가득했습니다.
이 보육원들은 도움이 절실했습니다. 실제 아이들을 돌볼 직원부터 해서, 자금, 의약품, 음식까지, 모든 종류의 도움의 손길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죠. 게다가, 이들은 원전 사고의 근원지에서 별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여전히 방사능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충격을 받은 애이디는 무언가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작은 사무실을 차린 뒤 몇몇 아일랜드 가족들의 도움으로 일부 체르노빌 아이들을 위해 "회복과 휴식"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머지않아, 그녀는 더 많은 아이들을 돕기 위해 "체르노빌 아이들을 위한 국제단체(Chernobyl Children International)"라는 비정부기구를 설립했습니다.
그 이후 애이디의 단체는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아일랜드에서만 10,0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했고, 치료를 위해 22,000명 이상의 아이들을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지난 25년간, 그녀의 단체는 백만 명 이상의 아이들을 도왔습니다.
애이디의 단체가 지향하는 목표가 또 하나 있다면, 벨라루스에 위치한 오래된 보육원을, 이 아이들이 적절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현대 의료 시설로 탈바꿈 시키는 것입니다.
오늘날 체르노빌 지역 주변에서는 여전히 방사능 오염에서 비롯한 유전적 기형을 가진 아이들이 태어나고 있습니다.
작년은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터진 지 3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연설을 위해 UN 총회에 초대된 에이디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체르노빌 사고는 과거의 먼 일이 아닙니다. 이 일은 슬프게 현재 진행 중으로 영원히 계속될 것입니다. 단 하나의 원전 사고라고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을 무시무시합니다. 그리고 한번 일어나면 절대로 되돌릴 수 없죠. 방사능의 흔적은 계속 남아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힐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가 남긴 이 치명적인 '유산'에 영원히 고통받게 된 것입니다."
연설 끝에 그녀는 총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4월 26일을 UN 체르노빌의 날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래 영상에서 그동안 애이디의 "체르노빌 아이들을 위한 국제단체"가 벌인 감동적인 활동에 대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련의 활동을 통해 이 단체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희망은 아직 있습니다. 당신이 그 희망입니다."
희생자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서라도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절대 잊혀서는 안 될 인류의 비극입니다. 이와 같은 참사가 인류 역사 상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에이디의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에게도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