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고양이 우주비행사, 펠리세트

사상 최초로 달의 표면을 밟은 닐 암스트롱이나, 사상 최초로 유인 우주 비행 탐사에 나선 유리 가가린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처음으로 우주에 간 개 라이카의 이름을 아는 사람도 어느 정도 있다.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우주에 간 고양이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잘 만나볼 수 없다.

이런 위업을 달성한 고양이의 이름은 펠리세트(Félicette). 펠리세트는 원래 프랑스 파리에 사는 길 고양이였지만 애완동물 업체 관계자에게 포획되었고, 프랑스 정부가 구매했다. 그렇게 펠리세트는 1963년에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로 입양을 갔다. 거기에서 다른 13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몇 개월 간 우주 비행을 위한 훈련을 받았다.

당시의 훈련에는 거대한 원심분리기에 넣기, 신경 반응 측정을 위한 칩 뇌에 이식하기 등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내용이 많았다. 과학자들은 '인류를 위해, 과학을 위해'라는 대의명분 아래 죄책감 없이 잔인한 동물 실험을 했다.

어느덧 1963년 10월 18일 오전 8시 9분, 고양이 펠리세트가 타고 있는 로켓이 나이지리아에 있는 우주선 발사대에서 미지의 우주를 향해 발사되었다.

펠리세트가 탄 로켓은 최대 지상 157km까지 도달해, 5분 간 무중력 상태에 있다가 다시 지구로 무사히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불과 13분 만에 끝난 비행이긴 했지만, 귀환한 펠리세트는 모국 프랑스에서 훈장을 수여받는 등 마치 영웅과도 같은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지구에 귀환한 지 겨우 3개월이 지나고, 펠리세트는 끔찍한 운명에 처하게 된다. 당시 동물실험의 관례에 따라 '신경학적 조사'를 위해 안락사당하고 말았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원치도 않았던 우주 비행을 했다, 죽음까지 맞이하게 된 펠리세트의 사연은 여러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불쌍한 펠리세트의 이야기는 역사에 묻혔고, 나중에 기념우표가 몇 개 발행되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알려지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는지, 펠리세트의 공적은 존재하지도 않는 수컷 고양이 '펠릭스(Félix)'의 성과라고 잘못 알려지게 됐다.

사상 처음으로 우주에 날아갔다 무사히 귀환한 유일한 고양이 펠리세트. 세계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 고양이에게 걸맞은 대우를 해주기 위해, 기념 동상 설립 운동을 시작한 영국인이 있다. 그의 이름은 매튜 서지 가이(Matthew Serge Guy, @sergethew). 한 광고 회사의 임원으로 일하는 그는, 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동상 건립을 위한 기금 마련에 힘썼다.

다행히 모금은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었고, 펠리세트의 동상은 고양이의 고향인 파리에 세우기로 계획된 상황이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희생당한 펠리세트가 하늘에서 만큼은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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