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두 여성의 배 속에 있었던 태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동성 간 결혼이 합법화되었습니다. 굳이 남녀의 합이 아니더라도 남들과 똑같은 결혼 생활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작은 신혼집에서 귀여운 반려동물이나 아이들과 함께 말이죠. 미국 텍사스에 사는 레즈비언 커플 애슐리(Ashleigh Coulter, 30세)와 블리스(Bliss Coulter, 38세)는 2015년에 식을 올렸습니다. 두 사람도 다른 부부와 마찬가지로 가족을 꾸리고 싶었습니다.

두 사람은 동성 부부라면 모두가 곤혹스러워하는 한 가지 장애물을 맞닥뜨렸습니다. 동성 부부는 이성 부부와 달리 두 사람의 유전자가 모두 섞인 아이를 낳을 수 없었습니다. 둘 중 하나는 자신의 유전자를 포기하고 제삼자의 유전자를 빌려 낳아야 합니다. 자신의 유전 상속을 포기한 사람은 가정 일원으로서의 소속감을 비교적 적게 느낀다고 합니다.

애슐리와 블리스는 이 문제 상황을 해결할 묘안을 떠올렸습니다. 새로운 수정 기술 덕분에 두 사람 모두 똑같은 아이를 배 속에 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공하면 같은 태아를 사이좋게 품은 최초의 레즈비언 커플이 될 터였습니다.

난자를 제공한 건 블리스였습니다. 이 난자는 다른 사람의 정자와 인공적으로 수정되었습니다. 통상 인공수정 시술에서는 인큐베이터에서 배양된 태아가 며칠 뒤 산모의 몸에 이식됩니다.

한편 두 사람이 시도한 새로운 일명 '상호 인공수정(Reciprocal Effortless IVF)' 시술은 그 과정이 사뭇 다릅니다. 며칠 동안 인큐베이터 대신 한 산모에게서 배양된 태아가, 다른 산모에게 이식되는 시술입니다. 블리스는 자신이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겠다고 자처했습니다. 이후 애슐리는 태아 세포를 이식받아 임신 기간 동안 배 속 아기를 성심성의껏 보살폈습니다. 마침내 지난 6월, 스테슨(Stetson)이 세상 밖으로 무사히 나왔습니다.

"아이를 낳고 나니 제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어요. 스테슨은 어느 모로 보나 완벽한 아기였습니다. 아이의 옆에는 아내가 있었습니다. 남 부러울 게 하나도 없었어요."라고 애슐리는 행복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이 시술법은 인공수정 분야 전문가인 캐시 두디(Kathy Doody) 박사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애슐리와 블리스의 시술을 직접 맡은 사람도 캐시 박사였습니다. "스테슨은 아주 특별합니다. 두 여성의 몸을 거쳐서 태어난 최초의 아이거든요."라고 박사는 밝혔습니다.

이 모든 일이 순탄하게 끝나서 애슐리와 블리스는 아주 기쁘답니다. 애슐리는 같은 시술법으로 둘째를 낳고 싶어합니다. "임신한 동안 참 행복했어요. 벌써 임신하던 그때가 그립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동성 커플이지만 2세를 꿈꾸는 부부에게 아주 큰 희망이 되어주는 사연이었습니다. 스테슨은 애슐리의 유전자가 섞이진 않았지만 그녀의 몸에서 태어났습니다. 애슐리에게 스테슨은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아들입니다. 비록 직계 아들은 아니더라도, 그에게 항상 애착과 사랑을 느낄 테지요.

Comments

다음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