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된 소녀: 블랑쉐 모니에르의 비극적인 사연

 19세기 중반, 프랑스 서부 푸아티에에서 태어난 블랑쉐 모니에르(Blanche Monnier).  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부르주아 계급의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큰 아이는 수줍음 타는 성격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리며 암울한 10대 시절을 보냈다. 모친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 자주 마찰을 빚었고, 그 결과 스트레스로 인한 거식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25세 무렵, 블랑쉐는 더없이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이 되었다. 한 변호사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 그녀의 소식이 얼마 안가 온 마을에 파다하게 퍼졌다. 그러나 그녀의 엄마만은 이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딸을 허락하기에, 그 변호사는 너무 나이가 많고 재산 또한 변변치 않았던 것. 

 

뭐가 그리 화가 났던 걸까. 블랑쉐의 엄마는 딸의 머리채를 잡아끌고 다락방으로 데려가 가두고 문을 굳게 잠가 버렸다. 딸이 변호사와의 만남을 완전히 단념할 때까지 절대 문 열어주지 않겠다는 엄포와 함께.

Youtube / ObsoleteOddity

블랑쉐는 그렇게 다락방에 홀로 남겨졌다. 앞으로 얼마나 긴 세월이 기다리고 있을지 꿈에도 모른 채.

그녀가 자유의 몸이 되어 다락방에서 나오기까지 무려 25년이 걸렸다. 블랑쉐가 감금되어 있다는 익명의 편지를 전해 받은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면서 가닥이 잡힌 것. 블랑쉐가 갇힌 다락방 문을 연 순간, 경찰들은 충격에 휩싸인 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어두컴컴한 방안엔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했고, 주름살 가득한 여인이 헐벗은 채로 더러운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먹다 남은 음식과 바퀴벌레, 그녀 자신의 오물로 뒤덮인 채. 갑자기 사람들이 들이닥치자, 깜짝 놀란 그녀는 머리를 시트 아래로 파묻어버렸다.  

굳게 닫힌 창문은 완벽히 차단되고 잠긴 채였다. 블랑쉐는 지난 25년간 햇볕을 쬔 적이 없었다. 49세가 된 그녀의 몸무게는 고작 25kg에 지나지 않았다. 그동안 몇 번이나 도와달라고 소리쳐 불러보았지만, 이를 듣고 그녀를 구하러 와 준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 어떤 심경의 변화도 없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재판에 출두한 블랑쉐의 모친은 재판 며칠 뒤 사망했다. 이후 자유의 몸이 된 블랑쉐는 어느 정도 몸 상태를 회복했지만 미쳐버린 정신만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결국 12년 뒤 어느 정신 병원에서 숨을 거두었다. 

 

블랑쉐의 비극적인 사연을 아래 영상을 통해서 볼 수 있다.

친딸의 인생을 철저히 파괴한 피도 눈물도 없는 모친의 만행에, 정말 뭐라 할 말이 없다. 그 오랜 세월 동안, 감금된 블랑쉐를 궁금해하거나 구하러 온 이가 어떻게 단 한 명도 없을 수 있을까. 사랑에 빠진 남자와 강제로 헤어진 뒤 죽음보다 못한 삶을 살았던 비운의 여인 블랑쉐 모니에르. 끝까지 온전치 못한 상태로 삶을 마감한 그녀의 무덤가에 꽃 한 송이라도 놓아주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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