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 보낸 편지에 날아온 답장

한 풍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풍선은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채 1,700km를 날아 유럽 대륙의 절반을 건너 이탈리아 라벤나(Ravenna)의 보르고 몬톤(Borgo Montone) 들판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다음부터 시작됩니다.  먼저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 보죠. 

베스(Beth, 7세)와 오스카(Oscar, 3세) 남매는 가족과 함께 영국 남부 햄프셔(Hampshire)의 보던(Bordon) 마을에 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아무 근심 걱정 없이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죠. 

Zoe Cook Facebook

아이들의 아버지, 사이먼 쿡(Simon Cook)은 훌륭한 사람이었고,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사이먼은 암에 걸리게 되었고, 서서히 쇠약해진 끝에 결국 2015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은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그 무렵, 저 멀리 이탈리아에서는 크리스천 그라시(Christian Grassi)라는 농부가 '자연의 어머니'(Mater Naturae)이라는 유기농 농장을 꾸려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들판에서 일을 하다가 아버지를 여윈 남매의 편지가 담긴 풍선을 발견했습니다. 그라시는 페이스북에 '풍선 편지' 이야기를 올렸고, 이를 전해 들은 마을 사람들은 감동을 하였죠.

그라시가 발견한 편지는 어린 베스와 오스카 쿡 남매가 쓴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다니던 보던 개리슨 어린이집(the Bordon Garrison Pre-School & Creche)은 사이먼을 추모하는 한편 쿡 남매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풍선 날리기 행사를 열었습니다. 모든 학생이 사이먼의 사진과 추모의 글을 매단 보라색 풍선을 날렸고, 베스와 오스카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풍선에 실어 보내기로 했죠.

신호가 떨어지자 일제히 하늘로 올라가는 풍선들. 사이먼을 애틋하게 그리는 마음들이 하늘 높이 떠올랐고, 풍선은 곧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Bordon Garrison Pre-School & Creche

이후 베스와 오스카의 풍선은 특별한 모험을 겪었습니다. 풍선은 바람에 실려 영국 해협과 알프스 산맥을 지나 이탈리아까지 날아갔습니다. 풍선은 두 달 만에 1,700km의 비행을 마치고, 이탈리아 라벤나 근처 그라시의 농장에 착륙했습니다. 

Christian Grassi Facebook

그라시는 쿡 남매의 풍선을 발견하고, 아이들이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올린 페이스북 글은 순식간에 유명해졌고, 풍선의 행방은 영국 보던 마을에까지 전해졌습니다. 편지에 감동을 한 그라시가 이 멋진 행사를 준비한 유치원에 연락을 취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라시와 보르고 몬톤의 시의원들은 지역 여행사들과 힘을 합쳐 쿡 가족을 위한 선물을 마련했습니다. 바로 풍선의 여정이 막을 내린 이탈리아로의 초대였죠. 

2015년 7월, 사이먼 쿡의 아내 조이(Zoe)와 베스, 오스카 남매는 유치원 교사 루시(Lucy)와 함께 일주일간 이탈리아에서 공짜 휴가를 보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쿡 가족을 열렬히 환대했고, 이탈리아 특유의 푸근한 인심으로 대해주었죠. 이 여행은 가족들의 마음에 영원히 남아, 사이먼에 대한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입니다.

Il resto del Carlino

크리스천 그라시는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습니다. "풍선은 아주 특별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풍선 덕분에 전혀 몰랐던 사람들이 만나, 마음을 나누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 풍선 이야기에 등장한 사람들은 더 행복하고 좋은 사람들이 되었죠. 풍선이 우리 마을로 날아온 것이 필연이라고 믿고 싶네요."

정말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범상치 않은 풍선의 여행에 감동하였다면, 이야기를 친구들과도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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