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힘겹게 낳아기른 딸, 친딸이 아니었다

1986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39세의 조야 투가노바(Zoya Tuganova)는 셋째 아이를 만날 꿈에 부풀어있었다. 별 탈 없이 순조롭게 흘러간 임신을 거쳐 마침내 고대하던 출산예정일이 왔고, 만삭의 조야는 출산을 위해 병원 분만실로 향했다. 거기에서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 일이 일어날 줄 꿈에도 모른 채.

Youtube/Новости на Первом Канале

힘겨운 분만 끝에 조야는 예쁜 딸을 품에 안았다. 아기의 가느다란 금발 머리털과 잿빛 눈망울을 마주한 그녀는 안도하며 출산 후 처음으로 눈을 붙였다. 몇 시간 뒤 잠에서 깨어났을 때, 간호사가 품에 안겨준 아기는 그녀의 아기가 아니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조야는 아기를 간호사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이 아인 제 딸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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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시간 전 출산 직후에 본 딸아이과는 영 딴판이라고 조야는 확신했다. 새로 온 아기는 검은 머리털과 어두운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간호사는 출산 때 아기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진 않았지만, 이 아이가 조야의 딸이 맞다고 주장했다. 혼란스러웠던 산모는 곧장 자신을 담당했던 의사를 불러달라고 외쳤다. 그러나 의사 역시 조야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그저 아기 발목에 걸린 이름표를 재차 보여주며 조야의 딸이 맞다고 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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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버릴 것 같은 심정의 조야는 좀처럼 흥분을 추스르지 못했고, 이에 의사는 그녀를 정신병원에 넘기겠다고 협박했다. 조야는 이를 악물고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철도 회사에서 일하던 그녀의 고용주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조야는 울먹이며 남편에게 딸이 바뀐 것 같다는 강한 의혹을 전했고, 남편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조야의 마음을 가라앉혔다. "걱정하지 마, 여보. 의사 선생님이 맞다고 하셨으니, 맞을 거야." 부부는 결국 아이를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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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야는 이후 아기에게 예카테리나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모든 의혹을 뒤로한 채 친딸처럼 길렀다. 그리고 예카테리나가 서른이 되던 해, 숨겨왔던 의문을 마침내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그때 모녀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거실에 앉아 무심히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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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야의 이야기를 들은 예카테리나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곧 마음을 추스르고 출생의 미스터리에 대해 엄마와 함께 조사를 시작했다.  조야는 셋째를 낳을 당시 같은 병원에서 출산했던 여성의 이름을 기억했다. 엘비라 툴리게노바(Elvira Tuligenova). 샅샅이 조사한 끝에 엘비라의 딸 류치야(Lyuchiya)의 존재를 밝혀냈을 때, 마침내 진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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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마친 엘비라가 그녀의 딸인 줄만 알았던 류치라를 집에 데려왔을 때, 그녀의 남편은 갓난아기의 생소한 외모를 보고 자신의 자식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엘비라의 외도를 의심한 남편은 결국 가정을 떠나버렸고, 얼마 안 가 엘비라 마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혼자 남겨진 류치라는 그때부터 보육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어렵게 찾아온 조야와 예카테리나의 이야기를 듣고, 류치라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이를 믿으려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어진 DNA 검사에서 모든 게 밝혀졌다. 류치라는 조야의 친딸이었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극적인 조야의 사연은 아래 영상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러시아어)

물론 의사도 때로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딸이 아니라고 절규하는 산모에게 다른 여성의 아기를 강요하듯 떠넘기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 마침내 한자리에서 만난 세 여성은 믿을 수 없는 과거를 뒤로한 채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살기로 했다. 오래전 생이별한 친딸을 되찾은 조야가 이제 두 딸과 함께 행복한 여생을 보내길 바란다.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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