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범들에게 '사이다' 같은 공개 망신을 준 여자

독일 베를린(Berlin) 시에 사는 피나(Pina Charlotte)는 지하철에서 10대 후반 남자애들에게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충격에 하루 종일 우울할 법도 했지만, 피나는 어찌 된 일인지 이날을 '좋은 날'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태도에 전 독일 국민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고 하는데요!

사건의 자세한 내막은 그녀가 올린 다음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저는 오늘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은 아닌데요.

그래도 오늘 일어난 일에 대한 제 생각도 밝히고, '입고 있던 옷' 때문에 성희롱을 당한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을 위해 글을 적습니다.

이날 입었던 제 의상이랑, 제 자전거 사진입니다.

오후 4시 반, 저는 지하철역 앞에 서있었습니다. 친구들이랑 암벽 타기를 하러 가는 길이었죠.

끊어뒀던 정기권 기간이 마침 끝이 나서, 지하철표 자판기로 향했습니다. 옆 승강장에 지하철이 도착했죠. 

도착한 지하철 문이 열렸고, 거기엔 18-21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애들 7-8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죠(애초에 왜 신경 쓰겠어요?).

그때, 웬 손이 불쑥 제 엉덩이를 움켜쥐는 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휙 돌아보니까, 아까 본 남자애들 무리 중 한 명이 재빨리 목이 터져라 웃고 있는 친구들 무리로 쏜살같이 돌아가는 게 보이더군요. 제 신용카드가 여전히 자판기에 있어서, 당장 애들을 혼내주러 갈 수도 없었습니다.

하하, 그런데 열차는 여전히 승강장에 정차해 있었습니다. (저도 그 놈들도 예상 못했던 상황!) 때마침 지하철표 결제도 끝이 났죠.

저는 당장 자전거를 끌고, 열차에 올라탔습니다.

네, 저 엄청 화난 상태였어요. 마치 만화 속 한 장면처럼 양쪽 귀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게 느껴졌습니다. 화를 참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저는 남자애들 무리 앞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습니다. 열차 안은 굉장히 조용했어요.

"야, 이 자식들아, 나랑 이야기 좀 하자! 이 조용한 열차 안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크게! 너네 마마보이들 중에 생판 처음 보는 여자 엉덩이를 만진 사람이 누구니?"

그다음에 제가 뭐라고 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

"너희는 인간의 수치다", "무례하다", "한심한 놈들", "무리로 지어 다니니까 무서운 게 없지", "부끄러운 줄 알아라" 등의 말을 퍼부어줬어요.

…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닙니다.

제가 그들에게 뭐라고 따졌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누군가가 그런 걸 단순히 장난으로 여겼다는 게 화가 나서라도 한마디 해야 했어요. 테스토스테론 보유자들의 단순한 이 '장난'. 여성을 존중할 줄 모른다면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으로,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구역질이 납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남자들)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압니다.

좀 더 명확하게 말씀드려볼까요? 집에서 아주 오냐오냐 보살핌 받으면서 자란 특정 문화권의 젊은 남성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죠.

이런 일이 있었는데, 왜 오늘 기분 좋은 날이었냐고요?

남녀를 막론하고, 온 지하철 사람들이 저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칭찬해줬으니까요.

두 여성분이 다가와 제게 공감해주시며, 자신이 성희롱당했던 경험을 공유해주셨어요.

제가 그중 한 분께 '부끄러워하실 일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목소리 내셔도 괜찮다'고 안심시켜 드렸거든요.

그분이 제게 일어난 일을 다 보시고도, "혼자"라 도와줄 수 없어서 "하루 종일 기분이 상했을 거라"고 말씀 하셨을 때도 저는 솔직하게 "괜찮아요!"라고 말해줬습니다.

이 모든 일 덕분에 저는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어요.

저는 그 **같은 사람들을 바꿔보려는 시도는 안 할 겁니다. 하지만 사회 전체가 변하고 있다는 걸 다들 명심하세요. 저는 제 딸이 자라서, '남자들 앞에 입기에 배꼽티는 좀 그런가'라는 질문을 하지도 않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뭐 어디 페미니스트 사이트 같은데 쓰지 않고 여기에 쓰냐고요?

어떤 사람들은 그런 사이트는 쳐다도 보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요. 독일 같은 선진국은 남녀가 평등하고, 성 차별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한 가지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제발 방관하지 마세요!

그리고 여성분들, 스스로를 옭아매지 마세요. 당당하게 할 말을 하세요.

마지막으로 남녀를 막론하고, (성희롱 같은 범죄를 당하고)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 하는 사람을 보면 좀 도와주세요. 어떻게라도 도와주시라고요.

그릇된 행동을 한 사람들에게 그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똑바로 일러주세요. 주위 사람들로부터 존경의 ‘하이파이브’를 받게 될 겁니다.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당신은 당신입니다. 모르는 사람에게뿐만 아니라, 당신이 아는 사람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평범한 제게도 일어났던 일이니까요."

피나의 글은 2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로부터 '좋아요'를 받으며 SNS 상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녀의 당당한 반박은 마치 '사이다'를 마신 듯 개운합니다. 할 말은 하고 살아야죠!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피나의 글을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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