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도마뱀을 데리고 동물병원에 간 가족

도마뱀을 좋아하는 소년은 그저 도마뱀을 키우고 싶었을 뿐.

그러나 어느 날 저녁, 온 가족이 도마뱀과 엄청난 경험을 하게 된다. 

*  *  *

며칠 전 저녁식사 후, 아들이 허겁지겁 주방으로 뛰어들어왔다.

"도마뱀 한 마리가 아파! 어니 좀 도와줘, 아빠!"

난 조용히 아들 방으로 올라가 도마뱀을 살펴보았다. 가엾은 도마뱀은 스트레스받은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가만히 누워있었다. 그런데 살펴볼수록 상황이 좀 묘했다. 아내를 불러 재차 확인해 본 결과, 도마뱀은 출산이 임박한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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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살 때는 수놈 두 마리라고 했잖아! 버트랑 어니라고 했으면서. 어쩜 좋아. 곧 불어나서 도마뱀 농장을 차리겠네."

아내는 이 상황이 영 달갑지 않았다.

그때, 도마뱀이 꿈틀거렸고, 우린 일제히 비명을 질렀다. 나, 나온다...! 아기 도마뱀 발처럼 보이는 게 빼꼼 나왔다. "뭐, 적어도 아이들이 경이로운 출산 광경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니까..." 내가 말했다.

세상으로 나왔던 아기 도마뱀 발은 다시 쏙 들어갔다가, 어니가 한 번 더 꿈틀대자 다시 밖으로 나왔다. 

"어니 좀 도와줘!"

보다 못한 아이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난 어니에게 다가가 최대한 부드럽게 아기 발을 빼내려 했다. 도마뱀이 거칠게 몸을 비틀었다. 

"아기 나오고 있어? 아빠, 좀 더 잡아당겨봐!"

...애들이 출산에 대해 뭘 알겠나. 어쨌든 난 조심스레 아기 발을 잡고 살살 잡아당겼다.  

아기 발이 다시 쏙 들어가버렸다. 이제 어린 아들은 이성을 완전히 상실했고, 딸은 침착하게 제안을 하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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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생님께 데려가자. 수술이 필요할 지도 몰라."

"그래야 할 수도 있지." 잠자코 지켜보던 아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 다들 제정신인가? 도마뱀을 동물병원 응급실로 데려가자고?

아들은 완강했다. 우린 임신한 도마뱀을 포함, 모든 짐을 꾸려 차에 싣고 동물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병원 로비는 아픈 개, 고양이, 기니피그 환자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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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기다린 끝에 우린 마침내 어니를 의사 앞에 내보일 수 있었다. 도저히 감당 못 할 것 같아 아이들은 진료실 밖 복도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수의사는 허리를 구부려 유심히 도마뱀을 살펴보았다.

"음, 임신이 아닙니다. 임신할 수도 없고요. 수컷이에요."

"거 봐, 버트랑 어니 맞잖아!" 아내가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수의사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도마뱀이 번식기에 접어든 것 같네요. 그래서... 생식기가 그러니까..."

그 순간 나와 아내의 눈이 마주쳤고, 우린 동시에 의사를 쳐다봤다.

"흥분했군요." 아내가 끼어들었다.

"바로 그렇습니다." 의사가 답했다.

아내는 입을 가린 채 킥킥대며 웃었고, 난 부드럽게 '아기 도마뱀 발'을 잡아 당기던 기억을 떠올리곤 얼굴이 빨개졌다. 필시 아내도 그때 생각 중일 거다. 아내는 이내 깔깔대며 박장대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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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도마뱀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자."

나는 창피함을 무릅쓰고 겨우 입을 열었다.

"그래, 이번에 운전은 내가 할게. 어니가 '아기' 때문에 당신 도움이 또다시 필요할지도 모르잖아?" 아내의 짓궂은 장난은 끝이 없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난 아이들에게 최대한 뺄 건 빼고 의사로부터 들은 얘기를 전했고, 아들은 진심을 담아 내게 말했다.

"어니를 위해 힘써줘서 정말 고마워, 아빠."

"아들, 네가 진실을 안다면..크하하핫!" 야속한 아내는 운전 내내 미친 듯이 나를 놀려댔다.

그날, 아내의 가계부엔...

도마뱀 두 마리: $140

수족관: $50

동물병원 응급실: $30

남편이 도마뱀 거시기를 주무른 것: 값을 매길 수 없음!

* * *

오늘의 교훈?

학교 다닐 때 과학 수업을 열심히 듣자. 도마뱀은 알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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