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마지막 북부 흰코뿔소 수컷, 결국 숨을 거두다

지구 역사 상 아주 짧은 시간을 살아온 인류는 무수한 족적을 남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은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의 다양성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월 19일, 지구 상 마지막 남은 북부 흰코뿔소 수컷, '수단(Sudan)'이 고령에 의한 합병증으로 눈을 감았다. 케냐 국립공원 보호 구역에 살던 45세의 수단은, 불법 밀렵꾼으로부터 24시간 철통 보호를 받아 왔다. 눈을 감을 때까지 사육사 조셉(Joseph Wachira)과 제임스(James Mwenda)는 정성을 다해 수단을 돌봤다. 

imgur/CaptainOnBoard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소속 전문 사진작가 아미 비탈(Ami Vitale)은 수단의 마지막 순간을 자신의 카메라에 생생히 담았다. 늙은 코뿔소의 사진은 슬픔을 자아냄과 동시에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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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다음의 메시지를 함께 공유했다. 

"수단의 죽음으로 인류가 조금이라도 변한다면, 우리에게 아직 희망은 있다. 수단의 죽음은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 이미 70억 명이 넘는 인구가 이 지구 상에 살고 있다. 인류는 지구의 작은 일부분에 불과함을 깨달아야 한다. 인류의 운명은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들의 운명과 함께한다. 2018년 3월 19일, 지구 상 마지막 북부 흰코뿔소 수컷이 눈을 감을 때까지 사육사 조셉은 그의 곁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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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흰코뿔소의 뿔은 고가에 팔려나가기에 늘 밀렵꾼의 표적이 되어 왔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코뿔소들이 무자비한 사냥꾼의 총에 희생돼 왔다. 2017년 한 해 남아프리카에서만, 1,028마리의 코뿔소가 뿔을 노리는 밀렵꾼에 의해 사살되었다(자료 제공: WWF).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코뿔소의 뿔은 1kg당 약 60,000달러(한화 기준 약 63만 원)며, 특히 아시아 등지에서 정력을 높이고 암을 치료하는 '기적의 약'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는 모두 뜬소문일 뿐, 뿔의 약효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다. 

imgur/Bootneck9989

수단을 돌봤던 사육사 제임스는 사랑하던 친구, 수단의 죽음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잘 가렴, 수단아.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이곳에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 우리가 함께한 시간과 대화를 통해 넌 이미 알고 있을 테니까. 너와 함께한 지난 몇 년은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어. 너는 인류가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이에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었지. 난 너의 목소리가 되어 주겠다고 약속했어. 내가 제대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수단아, 정말이지 난 최선을 다했어.

너와 함께한 지난 세월들을 돌이켜보면... 너를 위해 최선을 다했기에 너를 잃은 슬픔은 잘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 네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주었기에 후회는 없어.

다만 후회가 되는 것은, 다른 인간들에게 너의 죽음이 어떤 메시지를 전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거야. 매 순간 절실하게 우리의 일상을 전하는 나의 목소리가 세상에 닿기를 바랐지만, 잘 들리지 않았나 봐. 하지만 네 죽음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꿨을 거라고 믿어.

내가 원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4월 19일이 '수단의 날'로 지정되어서 모든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모여 우리가 왜, 그리고 어떻게 환경을 보존해야 할지 배우는 거야. 큰 회의실엔 네 사진이 걸리고 아이들은 색색깔의 크레파스로 널 그리면서, 네 종족을 비롯해 지구 상에 존재했던 여러 생물의 멸종이 인류에게, 더 나아가 지구에 어떤 의미인지 그 중요성을 일깨우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 

imgur/IAmAnInsecureBagel

북부 흰코뿔소 종은 이제 암컷 두 마리뿐이다. 즉, 자연 교배에 의한 종족 보존의 길은 영원히 막힌 것이다. 

아직 지구 상에 남은 다른 코뿔소 종의 보존을 위해서라도, 수단의 안타까운 죽음을 통해 지구와 환경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길 바란다. 

소스: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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