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에 추락한 비행기, 단 1명의 생존자

비행 중 난기류를 만나 조금만 흔들려도 겁 먹으시는 분 계시나요? 혹시 이것이 내 마지막 순간은 아닐까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며 하느님, 부처님 등 모든 신께 기도를 드립니다. 이번에 살아나면 착하게 살겠다고요. 

물론 비행기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통계상 매우 적지만(0.01% 미만, 자동차 사고의 경우 약 1.2%), 일단 일어나면 대부분의 경우, 전원이 사망한다는 점에서 절대로 겪고 싶지 않은 오싹한 경험임에는 분명합니다. 

Air Crash Skopje 1993

1971년, 92명의 승객을 태운 비행기 1대가 벼락이 크게 내려친 뒤, 아마존 강 상공에서 감쪽같이 사라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10일 뒤, 대대적인 수색 작전을 벌인 경찰은 아무 것도 찾지 못했고, 모든 승객이 사망했다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 승객 중 한 명이었던 십 대 소녀가 아마존 정글에서 유유히 걸어나왔습니다. 사람들은 그녀가 사지 멀쩡한 채로 살아있다는 점에 크게 놀랐죠.

소녀의 이름은 줄리안느(Juliane Koepcke). 독일 출신 동물학자인 아빠와, 조류학자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페루에서 태어났습니다. 두 사람은 직업 상 정글에서 자주 일을 해야 했고, 이로 인해 줄리안느는 또래 소녀들과 달리 '정글 친화적'인 환경에서 자라났습니다. 그녀가 17살이 되었을 때, 그녀와 그녀의 엄마(위 사진 참조)는 독일로 가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날이 바로 사고 당일인 1971년, 크리스마스 날이었죠.

폭풍우가 불었지만, 비행기는 이륙했습니다. 하지만 이륙 후 얼마 지나지 못해, 벼락을 맞았습니다. 줄리안느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습니다. "이륙 후 10분 정도 지났을까요? 번쩍 하고 커다란 섬광이 비행기 왼쪽 엔진으로 내리치는 것이 보였어요. 엄마는 침착했지만 이렇게 제게 말씀하셨죠. '줄리안느야, 이게 우리의 마지막일 수도 있겠구나.'라고요. 그 말이 엄마의 마지막 말씀이셨어요."

상공 3km 정도까지 내려온 비행기는 마침내 땅으로 추락했습니다. 줄리안느는 여전히 벨트를 찬 채 의자에 앉아 있었죠. 기적적으로 그녀는 살아남았습니다. 좌석의 쿠션과 정글의 무성한 초목들 덕분에 추락 시 충격이 크게 줄었던 것입니다. 줄리안느는 의식을 잃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그녀는 눈이 좀 붓고 쇄골뼈가 부러진 것 외에는 별다른 부상은 없었습니다.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른 그녀는 도움을 구하기 위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 덕분에 정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그녀는 어떤 식물을 먹어도 되는지 아니면 반대로 위험한 것인지, 또는 피라냐 같은 아마존 강에 사는 위험한 야생 동물을 피하는 법 등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줄리안느가 의식을 차리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엄마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추락 당시만 해도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비행기 잔해 속에서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추락 후 4일째 되던 날, 그녀는 정글에서 비행기 잔해와 수많은 시체들을 발견했습니다. 줄리안느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움직일 수 조차 없었어요. 그때 사람이 죽은 것을 처음 봤죠." 하지만 시체 더미 속에서도 엄마는 없었습니다. 간식이 든 주머니를 발견한 그녀는 그 안에 든 초콜릿이나 사탕 등을 식량 삼아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몇 날 며칠 도움을 찾아 사방팔방 헤맨 줄리안느는 마치 절대 끝날 것 같지 않은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눈이 퉁퉁 부어 앞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으며, 감염된 상처 부위엔 벌레들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10일째 되던 날, 어떤 소리가 줄리안느의 귀에 들려왔습니다. 바로 나무를 자르는 기계의 소음이었죠. 줄리안느는 소리의 근원지로 다가갔습니다. 처음 줄리안느를 본 사람들은 그녀의 몸이 너무 앙상해 해당 숲에 전해져 오는 민담에 나오는 귀신인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비행기 사고의 생존자라고 설명을 했고, 사람들은 그녀를 데리고 급히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은 배를 타고 7시간이나 떨어진 곳에 있었죠. 

줄리안느는 무사히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았으며, 아빠도 만났습니다. 그리고 치료 도중, 경찰이 엄마의 시신을 찾았다는 연락도 받았죠. 부검 결과, 줄리안느처럼 추락 후 엄마 역시 기적처럼 살아났지만, 상처가 너무 깊어 며칠 뒤 결국 정글에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로부터 46년이 지났습니다. 줄리안느는 부모님의 뒤를 따라 생물학자가 되었고 현재 페루에서 살고 있습니다. 사고 후 나름 평범한 삶을 무탈히 살아온 그녀는, 자신의 엄마를 비롯해 총 91명의 승객들의 목숨을 앗아간 끔찍한 사고에 대해서 말을 하곤 합니다. 이를 절대 잊을 수 없는 듯 그녀는 당시 기억을 떠올릴 때면, 여전히 괴로워합니다. 줄리안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여러 권의 책이 출판되었으며, 심지어 영화로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영화나 책을 접한 사람들에겐 그저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불과하겠지만, 그녀는 이 끔찍한 사고를 직접 겪었습니다. 부디 이 모든 일을 뒤로 잊고, 이젠 그녀가 평온한 삶을 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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