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라고 착각, 무고한 동물을 때려죽인 마을 사람들

중앙아메리카에 전해져 내려오는 무시무시한 전설이 있다. 야심한 밤, 거대한 개가 어슬렁거리며 거리를 떠도는 이들을 덮친다. 거칠고 검은 털에, 불타는 눈을 이글거리며, 피에 굶주린 악마견. 사람들은 이를 엘 카데이호(El Cadejo)라 불렀다. 

설화에 따르면, 카데이호는 두 종류로 나뉜다. 푸른 눈의 하얀 카데이호는 여행객을 지키고 안전한 길로 안내하며, 붉은 눈의 검은 개는 사람을 해하고 물어뜯어 죽이기도 한다. 쫓아오는 검은 카데이호를 피할 수 있는 길은 단 하나. 하얀 카데이호가 나타나 당신을 지켜주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행운이 따르진 않는다.

누구도 카데이호를 맞닥뜨린 적이 없다. 아니, 있다 해도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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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산 라파엘 파카야 II 지구 마을 주민들은 얼마 전부터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두려워 떨기 시작했다. 마을 가축이 하나둘 사라지더니 죽은 채로 발견되기 시작한 것.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지만, 사라지는 가축의 수는 밤마다 늘어났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루머가 퍼져나갔다. 악마견 엘 카데이호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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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파괴할 악령이 나타났다는 생각에, 공포에 사로잡힌 주민들은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모았다. 카데이호를 찾아내 단숨에 숨통을 끊어야 한다. 그들은 무리 지어 돌아다니며 전설의 악마견을 찾아 헤맸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들은 있는 힘껏 내리쳐 악마견의 숨통을 끊었다.

그런데 이를 어찌할까. 무지한 주민들은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죽을 때까지 내려친 "악마견"은 전설의 엘 카데이호가 아니라, 무분별한 포획으로 급격한 개체수 감소 위기를 맞은 멸종 위기 동물이었던 것. 킨카주였다!  

facebook/SamChun informa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주민들은 쏟아지는 비난에 식은땀을 흘리며 변호를 시작했다. 한 번도 킨카주를 본 적이 없어 그만 악마견으로 믿어버렸다는 것.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킨카주를 보기 힘든 이유는 바로 극도로 사람을 두려워하는 성향을 보이며 인적이 드문 곳에 멀리 떨어져 살기 때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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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과일과 곤충을 먹고 사는 킨카주는 가축이 사라진 것과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주로 나무 위에서 살며, 좀처럼 땅에 내려오는 일이 없어 사람과 가축을 해치는 류와는 거리가 멀다니 말이다. 가축이 사라진 진짜 이유는 여태껏 규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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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케묵은 전설일 뿐인데, 카데이호의 미스테리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숙이 각인돼 있었던 모양이다. 전설을 통해 현실을 돌아볼 순 있지만, 현실과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엔 악몽에서나 볼 법한 무서운 생김새를 한 생명체가 많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해악을 끼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멸종 위기에 몰려 보호받을 위치에 있는 동물도 상당히 많다. 

해당 마을 주민들이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배웠기를, 이제 다신 무고한 생명을 함부로 죽이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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