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악의 죽음’ 탑 7

언제, 어떻게 죽을지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라고들 한다. 이렇듯 죽음은 우리 삶 가운데 늘 함께 있다. 어떻게 살 것인지 궁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죽을 것인지 미리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일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아래 역사상 '최악의 죽음' 탑 7을 소개한다. 

1. 아이스킬로스 (기원전 525년 - 456년, 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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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시대 아테네 3대 비극 시인 중 한 명으로, 사진에서처럼 아이스킬로스(Aeschylus)는 대머리였다. 어느 날, 상공을 날고 있던 독수리가 물고 있던 거북이를 바위 위로 떨어트렸다. 일부 독수리들은 동물의 뼈를 바위 위에 떨어뜨려 깨트려 먹곤 한다. 하지만, 햇살에 반짝거리던 '바위'는 사실 아이스킬로스의 머리였다! 결국 아이스킬로스는 거북이 등딱지에 머리를 맞아 죽었다. 여기서 드는 의문. 널따란 평원 한가운데 바위가 정말 이 위대한 시인의 '머리' 하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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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조 덴노(1230년 - 124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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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덴노(四条天皇)는 가마쿠라 막부 시대의 87대 천황으로 10년의 짧은 재위 기간을 거쳤다. 황제의 자리에 올랐지만, 그의 장난기는 감출 길이 없었나 보다. 하루는 하녀들을 골릴 셈으로 지나다니는 복도 한가운데 돌을 놓은 시조 덴노.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았고, 결국 지친 그는 자신의 침실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실수로 자신이 놓은 돌에 발을 헛디딘 이 천황은 머리를 바닥에 세게 부딪혔고,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뿌린 대로 거둔다'라는 말의 뼈아픈 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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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1732년 - 18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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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화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Jean-Honoré Fragonard)는 서양 미술사에 길이 남을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당시 로코코 운동을 이끌던 핵심 인물이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그네>(L'escapolette)를 보자. 그네를 타고 있는 젊은 여성 아래로 한 남성이 구애하는 포즈를 취하며 여성을 바라보고 있다. 로코코 특유의 화려함과 부유층의 향락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이 그림은 완성과 동시에 프랑스 전역에서 희대의 역작으로 칭송 받았다. 하지만 1979년 프랑스혁명이 터지며 정치, 사회, 문화, 예술 등 나라 전체에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바람이 불었고, 이러한 흐름에 휩쓸려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는 앙시앙 레짐('구제도'란 뜻) 시대의 마지막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트렌드가 바뀌고, 로코코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물간' 미술 양식으로 치부됐으며, 이후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잊혀졌다.

이 대표적 로코코 화가의 죽음은 꽤 유명하다. 어느 더운 여름날,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는 평소 즐겨 찾던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이 너무 차가웠던 걸까. 순간 머리 한가운데 통증이 찾아왔고, 결국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던 화가는 유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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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집트 1대 파라오, 메네스(기원전 3,000년 - 2,8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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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네스(Menes)는 상, 하 이집트를 최초로 통일한 이집트 제1왕조의 첫 번째 파라오이다.  그의 통치 아래 이집트는 평화로웠고, 메네스는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파라오였다.  그의 죽음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으나 62년의 통치 후, 하마에 짓밟혀 죽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하마는 초식 동물이지만, 자기 영역이 위협받는다고 느끼면 매서운 공격성을 드러내는 무서운 동물이다. 실제로 매년 아프리카 대륙에선 많은 사람들이 야생 하마에 의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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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티코 브라헤(1546년 - 16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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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코 브라헤(Tycho Brahe)는 덴마크의 천문학자로, '케플러의 법칙'으로 유명한 독일 유명 천문학자 케플러의 스승 격 인물이다. 티코 브라헤는 지구중심설(천동설)을 주장하고 태양중심설에 반대한 최후의 천문학자였다(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기록을 모두 물려받은 케플러는 이에 반대해 태양중심설을 주장했다). 

1601년, 티코 브라헤는 체코 왕궁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프라하를 방문했다. 파티 당시, 왕 앞에서 '화장실을 가고 싶다'는 말을 하지 못한 브라헤는 결국 방광이 터져 죽고 말았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천재 천문학자의 허망한 죽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생리 현상을 참지 말아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전해주는 역사적 사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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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휠센 헤슬러 장군(1852년 - 1908년)

WikipediaCommons/DietrichvonHuelsenHaeseler

휠센 헤슬러(Hülsen-Haeseler)는 독일의 빌헬름 2세 시대 당신 국방무 장관을 역임한 군부 출신 장군이다. 이 장군에겐 늠름한 모습의 뒤에 남몰래 키워온 고상한 '꿈'이 하나 있었다. 바로 '(여자) 발레리나'가 되는 것!  어느 날, 황제가 연 파티 연회장에서 헤슬러는 갈고닦은 발레 실력을 야심 차게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핑크색 투투(발레 복)를 입고 춤을 추던 헤슬러에게 돌연 심장발작이 찾아왔고,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설에 따르면, 빌헬름 황제의 지시로 억지로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다 굴욕감을 이기지 못해 죽었다는 소리가 전해진다. 적어도 자신이 염원하던 '발레리나'로 죽음을 맞이했으니, 이 점이 조금이나마 그의 영혼에 위로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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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조앤 볼머(1924년 - 195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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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볼머(Joan Vollmer)는 제2차 세계 대전 후, 1950년대 중반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을 중심으로 대두된 보헤미안적인 문학, 예술가 그룹인 비트 세대의 대표주자로 유명한 미국 유명 소설가, 윌리엄 버로스(William Burroughs)의 아내이다. 어느 날, 파티에서 조앤은 총 애호가였던 남편에게 자기 머리에 올린 유리잔을 맞혀보라고 말했다. 적의 머리 위에 놓여진 사과를 명중시킨 스위스 전설의 영웅, 빌헬름 텔이 생각나지 않는가? 두 사람이 거나하게 취해 있었고, 결국 버로스는 실수로 그만 조앤의 눈썹을 명중(!)했다. 피를 철철 흘리던 조앤은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버로우는 감옥에 구금되었지만, '의도치 않은 사고'란 이유로 13일 뒤 풀려났다. 

어떠한가, 허무하면서도 장렬한 이들의 최후가. 이제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부디 나의 죽음만은 평온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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