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방 CCTV 해킹 사건

자정이었다.

미국 신시내티(Cincinnati) 시에 있는 슈렉(Schreck) 가족 집 앞 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대차게 불었다. 매서운 바람에 나뭇가지와 창문이 을씨년스럽게 흔들렸다. 하늘에 시퍼렇게 뜬 달,  당장 뭔가 툭 튀어나올 듯한 야심한 시각. 아담(Adam Schreck)과 헤더(Heather Schreck) 부부는 곤히 자고 있었다. 모든 게 조용한 한밤 중. 그런데 갑자기...

"일어나, 아가야! 일어나!!"

천천히 눈을 뜬 헤더. '목소리를 들은 거 같았는데? 혹시 꿈이라도 꾼 건가...?'

"일. 어. 나. 아. 가. 야!"

아니다, 진짜다. 또렷히 울려퍼진 남자의 목소리! 남편인가 싶어 옆을 돌아보았지만, 남편은 곤히 잠들어 있었다.

당황스럽고 무서웠던 헤더는 스마트폰을 들어 아기 방 감시카메라 화면을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켰다. 젊은 부부는 10달 된 딸 엠마(Emma Schreck)를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방에 카메라를 설치해뒀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평소처럼 잠들어있는 엠마가 보였다. 그때, 아기의 행동에 따라 움직여야 할 카메라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헤더는 남편을 깨웠고, 아담은 당장 엠마의 방으로 달려갔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아담은 머리가 새하얘졌다. "일어나, 아가야!!" 의문의 남자 목소리가 또다시 들렸다. 하지만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방금 단잠에서 깨 공포에 떨고 있는 엠마만 있을 뿐.

카메라는 아기가 아닌 아담 쪽으로 렌즈를 돌렸다. 이어 의문의 목소리는 아담을 향해 욕설을 마구 내뱉기 시작했다. 아담은 그때서야 이게 무슨 상황인지 감이 잡혔다. 누군가가 카메라를 해킹해 몰래 가족을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담은 즉시 기계 전원을 끈 뒤, 경찰에 신고했다. 안타깝게도, 이 소름 끼치는 해커를 추적하는 건 불가능했다. 부부는 해커가 얼마나 오랫동안 아기를 지켜보고 있었는지도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했다. 앞으로는 더욱 보안에 철저할 필요가 있다는 것. 

카메라 제조사의 말에 따르면, 불행히도 이러한 해킹 사례는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만약 보안 시스템이 최신 버전이 아니라면 인터넷에 연결된 어떤 기기든 해킹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카메라 회사들은 끊임없이 보안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은 기기의 보안은 비밀번호를 바꾸거나, 업데이트된 보안 시스템을 제때 설치하는 등 소비자들의 노력에 달린 셈. 똑똑한 해커라면, 아기 방 감시카메라를 이용해 가족의 사적인 정보에 접근할 수도 있다. 슈렉 부부는 끔찍한 경험을 하고 나서야 이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아담과 헤더의 사례를 통해 우리 역시 보안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가려두고, 비밀번호를 복잡하게 설정한 뒤, 업데이트를 제때 하자. 그런데 남는 의문점 하나. 하필이면 아기 방 감시카메라를 해킹해서 아기를 몰래 지켜보는 것만큼 한가한 사람이 어디있담?! 퍽이나 심심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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