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납치된 소녀, 친부모에게 돌아가길 거부하다.

남아프리카에서 온 셀레스테(Celeste Nurse)는 더 이상 행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3일 전, 딸 제파니(Zephany)를 낳은 셀레스테. 엄마와 아기는 모두 건강했고, 집으로 퇴원하기 전 회복을 위해 병원에 머무르는 중이었다. 셀레스테의 남편 모른(Mourne)은 아내와 아기를 보러 병원에 둘른 뒤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아기 제파니는 엄마 품에서 곤히 잠이 들었다. 

Youtube/CBS This Morning

그날 오후 간호사가 셀레스테와 아기를 확인하러 들렀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유난히 피곤함을 느낀 셀레스테는 감겨오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하지만 이것이 딸과의 마지막 순간이라고는 꿈에서조차 생각지 못했다.

마침내 눈을 떴을 때, 주변을 둘러본 그녀는 딸이 사라진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즉시 간호사를 불렀다. 처음에 병원에 있는 누군가가 기저귀를 갈거나 검사를 하기 위해 아기를 데려간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들어오는 간호사의 얼굴을 보자마자,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갓 태어난 셀레스테의 딸이 납치된 것이다. 알고 보니, 셀레스테와 아기의 상태를 확인하러 왔다며 자신을 '간호사'라고 소개한 사람은 간호사가 아닌 납치범이었던 것.

이 사건을 접수한 정부 당국은 3일 된 신생아를 전국 방방 곡곡 찾아다녔다. 며칠, 몇 주, 그리고 몇 달... 아무런 성과 없이 시간이 흘러갔고, 부부는 거의 포기 직전이었다. "엄마로서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어요. 학대라도 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건강은 한 건지, 아니면 적어도 살아는 있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었죠." 셀레스테는 이러한 질문을 매일 같이 스스로에게 던졌다고 한다.

결국 부부는 아기를 가슴에 묻고 자신들의 삶을 살아갔다.

Youtube/CBS This Morning

납치 사건 후, 두 딸과 아들 한 명을 더 낳은 부부는 화목한 가족을 이뤘다. 하지만 한시라도 큰 딸, 제파니를 잊은 적이 없었고 혹시라도 언제 어디선가 잃어버린 딸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안고 살아갔다. 심지어 셀레스테의 가족은 매년 모여 사라진 큰 딸의 생일을 축하했다. 그리고 언젠가 찾을 수 있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매년 지역 신문에 제파니를 찾는다는 글을 게재했다. 

하지만, 시간은 무심히 흘러갔고 수년이 지났지만, 부부는 제파니와 관련해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

Youtube/CBS This Morning

하지만, 드디어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하루는 부부의 13살 난 딸 캐시디(Cassidy)가 학교에서 돌아오더니 아주 특이한 소식을 전했다. 부부는 그저 평소처럼 학교에서 일어난 평범한 십 대 청소년의 이야기나 하겠거니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캐시디의 말에 크게 놀라고 말았다.

캐시디가 자신과 똑 닮은 한 소녀를 우연히 목격했다고 한 것이다! 오랜만에 가족에게 찾아온 한 줄기 빛 같은 희망이었다. 셀레스테의 머릿속엔 '정말 제파니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캐시디가 이야기 한 십 대 소녀를 만난 부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들은 그 소녀가 자신들의 잃어버린 딸, 제파니라고 확신했다. 셀레스테는 곧바로 경찰에 연락했고, DNA검사가 진행됐다. 가족 모두는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역시나였다! 그 소녀는 바로 제파니였던 것. 마침내 딸을 찾은 것이다. 

17년의 고통스러운 시간 끝에 늘 꿈꾸던 순간을 맞이한 셀레스테와 그 가족들. 그들은 이제서야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였다고 생각했는데...

Youtube/CBS This Morning

알고 보니 제파니는 친부모의 집에서 몇 km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자랐다. 당시 아기였던 제파니를 병원에서 납치한 여성은 당시 유산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아기였던 제파니를 납치해 마치 자신의 친딸처럼 키운 것이다. 심지어 아무것도 몰랐던 이 여성의 남편은 이제껏 제파니가 친딸이라고만 생각했다고 한다.

비록 의도치 않은 상황이었지만, 제파니는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자신을 사랑으로 길러준 (자신을 납치한) 엄마와 아빠에게 등을 돌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제파니는 친부모인 줄 알고 평생을 믿고 따라온 (가짜) 부모와, 자신을 낳고 그동안 애타게 찾아온, 처음부터 원래 함께였어야 할 친부모 사이에서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마치 두 세계 사이에 갇힌 꼴이었다. 

Youtube/CBS This Morning

한동안 셀레스테 가족들은 제파니와 함께 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소녀는 가족과는 잘 맞지 않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 결국 이 십 대 소녀는 자신을 낳아준 친부모를 떠나 자신을 17년 동안 길러준 부모에게 돌아갔다.

"그 여자는 17년 전, 제 딸을 납치했고, 이젠 완전히 뺏어갔네요. 물론 제파니와 전 피로 이어져 있지만, 우리 사이엔 유대감이 별로 없어요. 사실 그럴 만한 시간이나 공간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죠..." 모른 씨는 말했다.

오늘날, 제파니는 자신을 "입양한(!)" 부모와 함께 살고 있으며, 친부모나 친형제들과 함께 살길 원치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제파니를 납치한 여성에겐 마침내 정의의 심판이 내려졌고, 그녀는 감옥에 수감되었다.

"저희 가족과는 생판 남이었던 이 여성이 드디어 죗값을 치뤄서 다행이예요. 부디 이 일을 계기로 상황이 나아지길 바랍니다. 제가 여기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없네요. 그저 제 친딸이 언제가는 저희에게 돌아오길 바랄 뿐이죠."

아래 영상을 통해 비극적인 제파니의 이야기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제파니의 이야기가 방송에 전파를 탄 뒤, 안타깝게도 셀레스테와 모른 부부는 이혼했다고 한다. 이 사건이 부부에겐 너무 큰 스트레스였던 것. 설사 제파니가 친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하더라도, 부부가 꿈꾸던 마냥 행복한 가족을 이루진 못했을 것이다. 비록 두 사람은 더 이상 부부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잃어버린 큰 딸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상,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되었다.

어찌 되었든 삶은 계속된다. 어느 날 제파니가 친부모의 사랑을 느끼고 돌아올지도 모르는 일. 아니면 셀레스테와 모른이 결국 친딸의 심정을 완전히 이해하게 될지도... 그저 언젠가는 세 사람 모두가 바라던 행복을 찾길 바랄 뿐이다.

Comments

다음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