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가 구해준 길고양이, 노숙자를 살리다

몇 년 전, 런던 시내 중심가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노숙자 제임스(James Bowen)는 평소처럼 길에 앉아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헤로인에 중독자인 그는 마약을 구하기 위해 하루에 최소 2시간 정도 버스킹으로 돈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털북숭이 동물 하나가 그의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 순간부터, 어떤 영화와도 견줄 수 없는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제임스는 매일 같이 하는 버스킹으로 번 돈으로 약물을 사들였습니다. 그에게는 이미 일상과 다름없었습니다. 그날도 연주를 끝내고, 짐을 챙기는 데 붉은 갈색 줄무늬 고양이가 어딘선지 모르게 나타났습니다. 마지막 힘을 다 끌어모아, 고양이는 제임스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제임스의 발치에서 정신을 잃었죠. 고양이는 피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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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는 고양이가 큰 부상을 입었음을 직감했습니다. 피는 점점 더 많이 나왔고, 고양이의 숨도 거칠어졌습니다. 자동차에게 치였거나, 다른 동물과 싸우다가 다친 듯 보였습니다. 어떤 사고였든, 치료가 시급하다는 건 제임스 눈에도 분명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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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는 부랴부랴 짐을 챙긴 뒤, 중태에 빠진 고양이를 품에 안았습니다. 그는 황급히 가까운 수의사를 찾아갔습니다. 수의사를 찾아가면서, 제임스는 어릴 시절 품속의 고양이만큼 중상을 입었던 자신을 떠올렸습니다. 당시 그의 이름은 밥(Bob)이었기에, 고양이의 이름도 밥이라고 붙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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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는 아무래도 밥이 여우에게 공격당했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몸은 여우 이빨 자국으로 뒤덮여있었고, 광견병에 감염되었을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밥은 병원에서 약도 발랐고, 필요한 예방주사도 다 맞았습니다. 이날 치료만 총 2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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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혹독한 현실이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필요한 치료를 끝낸 수의사는 제임스에게 청구서를 내밀었습니다. 금액을 확인한 제임스는 마른침을 여러 번 꼴깍 삼켰습니다. 이렇게 큰돈이 그에게 있을 리 없는데... 그는 필사적으로 주머니를 탈탈 털어, 그 날 버스킹으로 번 동전과 지폐 몇 장을 양손 가득 모았습니다. 어찌어찌 세어보니, 다행히 청구서에 적힌 숫자와 비슷한 금액이었습니다.

제임스는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하루치 마약이냐, 아니면 고양이에게 꼭 필요한 치료냐. 그는 자신의 마음을 따라가기로 하고, 밥을 선택했습니다. 가진 돈 전부를 수의사에게 건넨 뒤, 아직 정신이 돌아오지 않은 고양이를 안고 길거리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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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제임스는 고양이에 관한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밥의 안전을 생각했을 때 동물보호소에 맡기는 게 제일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집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아픈 고양이를 변변하게 돌볼 수 있겠습니까? 길 위에서는 비도, 눈도, 뜨거운 태양도, 거센 바람도 피할 수 없는데! 그래서 제임스는 밥을 근처 동물보호소에 맡겼습니다. 거기서 고양이가 기운을 차려, 진짜 좋은 가정에 입양되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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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밥의 생각은 달랐나 봅니다. 동물보호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밥은 탈출해 제임스를 만났던 곳으로 다시 냅다 달려 돌아왔습니다. 자신을 구해준 이를 잊지 못했던 모양이었습니다. 제임스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가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구조를 했다는 뿌듯함과 빈 지갑 덕분에, 제임스는 종일 마약을 잊고 살았습니다. 금단 증상도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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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부터, 밥과 제임스는 함께 길 위에서 살았습니다. 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제임스가 음악을 연주하는 동안, 밥은 얌전히 옆에 앉아 갸르릉거렸습니다. 앞에 놓인 모자에 돈이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둘은 함께 하는 공연이 너무나도 즐거웠습니다. 제임스는 마약은 잊은 지 오래였습니다. 마약을 하고 싶다는 충동도 들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친구가 옆에 있으니까요. 밥이라는 친구가 그의 외로운 심장을 다시 뛰게 해주었습니다. 제임스는 집을 구했고, 밥도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 둘은 집에서 나와 길거리로 노래를 부르러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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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제임스는 밥과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A street cat named Bob)이 책의 제목입니다. 마약중독자 제임스와 밥의 만남과 새롭게 생긴 희망을 그렸습니다. 책이 출판된 뒤, 제임스와 밥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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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만에, 책은 영국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습니다. 둘의 따뜻한 이야기는 바다 건너 독일에서도 큰 히트를 쳤다고 합니다. 폭발적인 인기 덕에, 제임스와 밥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나와 지난 1월에는 한국에서도 개봉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영화에 출연한 고양이 밥이 실제 밥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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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제임스는 더 바랄 게 없습니다. "만약 제 인생에 밥이 없었다면, 전 절대로 약을 끊지 못했을 거예요. 밥이 제 목숨을 구한 거나 다름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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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은 불행한 유기 동물을 떠올려보면, 제임스와 밥은 단연 특별한 사례입니다. 그래도 앞으로 세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할 거라는 작은 희망을 던져주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고단한 매일을 사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으려는 부단한 노력입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주위가 어둡더라도, 가슴속 희망의 불씨는 절대 아무에게도 내어주지 맙시다. 그 작은 불씨는, 누가 뭐래도 당신만의 것입니다.

소스:

Imgur via bumfe und bigissue.com / Das Buch Bob, der Streu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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